지난 여름 전사적인 차원에서 전기를 아끼기 위해
점심시간엔 각 사무실 내의 모든 불을 꺼놓기 시작했다.
(상무님께서 아이디어를 내 보라고 하셔서, 내가 냈지, 헤헿)
북극곰은 소중하니까 ㅡ
사실은 문 앞에 앉아 계신 분들께서 매번 점심시간이 시작하는 시각과
업무가 시작되는 12시와 13시에 불을 끄고 켜주신다는 것은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지나가는 말로 "사무실이 깜깜해서 책을 읽기는 좋지 않은데 그래도 북극곰은 소중하니까~ 전기를 아껴야죠~"
하면서 회사 언니와 이야기를 했다.
그런 나의 생각과 같은 생각을 하시는 지 하절기가 한참 지나 동절기가 된 지금도 그런 수고를 아끼지 않으시는 분들.
못내 쑥스러워, 또 내가 가서 고맙다고 말한다는게 좀 뭔가 부자연스럽기도 해서 아무 말도 하고 있지 않지만
(사실 13:00만 되면 칼같이 불을 켜주셔서 나의 단잠을 깨워주실 땐, "뭐 이리 칼같아~~" 하고 투덜 거리기도 하지만ㅋ"
참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던 어느 날엔가
에어컨 조절박스가 있는 앞을 지나가는데 누가 에어컨을 켜놨길래, "아니, 누가 에어컨을 켰대!! 전기를 아껴야지~~"
라고 말했더니 회사 동료분이 "저 쪽에서 켜놓은 거 봤어요~"
라길래 "아, 이런 여름도 아닌데 그걸 못참고 켜나, 전기를 아껴야지~~~ " 라고 또 잔소리를 하고 지나갔더니
어느 날 에어컨 조절박스를 보니 이런 메모가 붙어 있었다.
누군지는 모르겠으나 천사임에 틀림없다.
북극곰아 미안해를 마음 속에 되뇌이면서 지키기로 한 약속들
예를 들면
1. 분리수거 잘 하기
2. 일회용품 사용 하지 않기
3. 머그컵이나 텀블러 사용하기
4. 군것질(쓰레기가 만들어지니까) 하지 않기
5. 자전거 타기
6. 산에 가면 쓰레기 줍기
7. 전기 플러그 잘 뽑아 놓기
8. 모니터 꺼놓고 다니기
9. 계단으로 다니기
등등 나름 신경쓰고 산다고 했는데
어느 순간 또 헤이해지고 2번이나 4번 9번, 특히 요즘은 9번 같은 건 지키지 않기 마련이었다.
어쩐지 반성이 되네.
북극곰아 언니가 지켜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