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각사각 시

외할머니

by 살랑상아님 2011. 5. 20.


오랜만에 지나온 그길에서

나는 넘어지고야말았다


너무 아파서
아문줄만 알았던
상처가 슬픔과 죄스러움이

툭하고 찢어지더니
벌건 속살을 드러내고
마음이 갈기갈기 다 찢어졌다

가까이 있는 기억의 장소들은
매일매일 상처를 건드려
그 아픔에 익숙해질 수있지만
 
생각지도 못했다
오늘 그 곳을 지나게 될 줄, 그날을 떠올리게 될 줄
 
익숙하지 않은 기억 

정말 무방비상태였다
심장에서 뚝뚝 떨어지는
나의 핏방울을 누가볼새라
숨어들었다 어둠으로

정말 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


2011.01.30 일 10: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