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아리 깨는 소리가 들렸다,
어느 무더운 날
몇날 며칠을 밤을 새워 할아버지와 아버지께서 항아리를 굽고 난 며칠 뒤엔
어김없이
쨍 ㅡ
맑지만 공기에 균열을 일으키는 듯한 소리와
그렇게 가기엔 아쉬운 듯
몸을 부숴 흩어지는 소리가 났다
애써 흙을 비져 만들고 유약을 바르고 말린 후
가마 속에 차곡차곡 고이고이 넣어두고
한덩이 한덩이 얇은 빛줄기 하나 새어들어가지 못하게
가마를 막고
몇날 며칠을
송글송글 맺힌 땀을 닦을 새도 없이
밤새 자작자작 타오르는 불 옆에서
사그라들새라 부지런히 불을 짚히던 옹기장이는
며칠을 식힌 가마에서 딱딱해져 붙일 때보다 떼기 힘든 진흙을 걷어내고
갓 태어나 햇빛에 맑게 반짝이는
투박하고 우직한 자식들을
깨어낸다
참새구이, 개구리 뒷다리
가마 불 땔 때 놀러가면 아저씨들이 부지런히 구워서 주시곤 하셨다
내 영혼이 따수웠던 날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