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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혼이 따수웠던 날들

공릉동

by 살랑상아님 2011. 8. 15.

 

또리가 자기 베개가 없다며 이모하고 얘길하는데

내가 고등학생 때 외할머니 댁에서 지낼 적 할머니께서 사준 메밀베개가 떠올라

또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빨래를 걸면서 몰래 눈물 훔치다가

빨래통 속에 들어있는 그 베개를 발견했다.

 

벌써 10년은 됐을 메밀 베게를, 할머니는, 손녀 딸 언제 올까 생각하시며

내가 갈 때마다 신기하게 나와있었던 그 베게가,

 

태연하게 빨래통 속에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모가 어젯밤에 소주한잔 하시면서

"나, 이제 홍성은 못가겠더라."

"할머니 생각나서요? 저도 지나갈 때 그렇던데.."

"마음이 아픈게 아니라 저려.."

 

모친을 잃은 자식의 마음을 나는 아직 모르니 내 마음도 저리고 찢어질 것 같다고는 차마 말할 수가 없었다.

 

공릉동은 나랑 무슨 인연으로 참,

두 사람을 비슷한 시기에 그렇게 보내버리게 됐을까.

 

어떤 사람과의 추억은 떠오를때마다, 혹은 함께 지나간 거릴 지날 때마다

 

다른 추억과 다른 사람으로인해 묻히고 흐릿해져서 종국엔 아무렇지도 않게 그때 그랬다며 우스갯 소리도 하게 되는데

 

 

생각이 날 때마다 마음이 아프고

생각이 날 때바다 볼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보고싶어지는 감정낭비가 발생한다.

 

마음이 아파서 찢어질 것만 같은

살짝만 스쳐지나가도 깊은 슬픔에 잠겨버리게 되는 그런 기억이 돼버렸다.

 

여느 사람들처럼 쉽게 입 밖에 내고 우스갯소리를 할 만한 사람이 아니라서

친구들도 나도 입에 올리지 않는 사람

 

그렇게 태연하고 천진난만하게 살짝 토라져서 나는 내 친한 친구 보여줬는데 너는 왜 안 보여주냐면서 조슴스럽게 물어보던

사랑스러운 너를 내가 정말 잊을 수 있을까 ㅡ

 

망했어 망했어 ㅋㅋㅋ

 

개똥은 커녕 다이아몬드를 눈 앞에 가져다 놓아도 내 눈에 차지 않을 거야

 

 

진짜 노쿨 암쏘리-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