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말이 많은 편이다.
솔직하게 그렇다.
나는 말이 많다.
말이 많다는 것은 공허함을 뜻한다.
말을 한다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일이다.
채워도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구멍이 뚫린 빈 항아리에
물을 붓듯
괜찮다 괜찮다 괜찮다 해도 괜찮지 않은 뻥 뚫려버린 마음에
나를 바라봐 달라고
내가 여기 있다고
나를 잊지 말라고
나를 기억해 달라고
끊임없이 애처롭게 지저귀는 것이다.
가련한 나의 지저귐이 누군가에게 닿기를 간절히 바라고 또 바란다.
의미 없는 말들의 쏟아냄은
공허한 관계를 뜻하고
끊임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자 함은
자신의 외로움을 피력함이다.
정말 괜찮다면 침묵해야 한다.
정말 괜찮다면 홀로 방 안에 앉아 자신과 마주함을 두려워하지 않아야한다.
두렵기 때문에 자신을 볼 자신이 없기 때문에 밖으로 나가 몸을 못살게 구는 것이다.
자신을 잊을 수 있는 수단을 찾아내는 것이다.
운동이 그렇고 독서가 그렇고 영화가 그렇다, 외부의 요인을 만들어내 도피하고자 함이다.
인정해야한다.
나는 외롭다.
인정하고 나면 침묵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