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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혼이 따수웠던 날들

[영화] 늑대소년(스포)

by 살랑상아님 2012. 11. 1.




늑대소년 (2012)

9
감독
조성희
출연
박보영, 송중기, 이영란, 장영남, 유연석
정보
드라마 | 한국 | 125 분 | 2012-10-31
글쓴이 평점  


예상치 못하게 옆 실 과장님께서 급하게 써야하는 영화쿠폰이 있다고 하셔서 같이 영화를 보러 강남역에 갔어요.

사전 정보도 없이 그저 송준기와 박보영이 나온다' 정도만 알고 갔습니다. 


영화가 시작할 때, 

미국에 사는 곱디 고운 할머니가 거울을 보며 말씀하십니다. 

"괴물이 따로 없네."


그리고 한 통의 전화를 받고 한국으로 돌아온 할머니는 강원도 깊은 시골 마을로 손녀와 함께 떠납니다. 

그리고 어느 집 앞에 서죠.

"괴물이라도 나올 것 같은 집이네요, 할머니"


그리고는 47년 전으로 돌아갑니다. 


몸이 좋지 않아 시골로 요양을 온 순이, 

폐병이 있어 성치못한 몸과 비관적인 생각들로 가득 채운 일기장을 놓고 훌쩍입니다. 

그때 바스락 거리는 소리와 함께 등장한 어떤 존재.


그리고는 마치 13일의 금요일의 제이슨이라도 나올법한 분위기로 변합니다. 

아, 이 영화도 보기 힘드려나, 싶었는데 


예고에서 스치듯 본 것처럼 거칠고 야성이 넘치는 늑대소년이 아닌

순하게 길들여진 귀여운 소년이 등장합니다. 


늑대든 개든 자신에게 손을 내밀어준 존재에 대해선 순해지는게 맞는 거겠죠?


그리고 영화는 코믹극으로 변합니다. 

"헬로우 고스트"에서 따뜻한 엄마역을 맡았던 분께서 이 영화에서도 그런 역할로 나오시더라구요!

마음 약하고, 눈물이 많고, 정도 많고 그리고 진짜 엄마 같은 역할이 딱 어울리시는^^


소녀의 따뜻한 마음과 다정한 손길이 거칠고 외로웠던 소년의 마음을

그리고 자신 앞에서 순한 양의 눈을 하고 시키는 대로, 하자는 대로 따르는 소년에게 소녀의 마음이 

눈이 녹듯 스르르 녹아 더없이 따뜻한 봄을 맞이합니다. 



늑대 소년은 말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서로는 서로의 눈을 통해 말을 해요.

그 덕에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더 많은 것들을 서로 알게 되고 주고 받습니다.

그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 아닐까 싶어요.


대화가 없더라도, 어느 한 쪽이 일방적으로 떠들 뿐이라도 

상대방의 눈을 바라보고 귀 기울이고 말 자체보다 그 사람의 의도를 그 사람의 마음을 보는 눈 말입니다. 


소녀를 지키고 싶은 늑대소년은 어느 날, 소녀를 괴롭히는 불한당 놈에게 분노하여 야수로 변합니다. 

그 장면을 모두 목격했음에도 소녀는 소년을 믿어요, 

"너 나쁜 애 아니지? 넌 정말 착한 아이지?"


이제와 생각해보니 '후르츠바스켓'에서 토오루와 여우녀석의 관계가 늑대소년과 순이와 같지 않을까 싶네요.


불한당이 그 못된 성격대로 늑대소년을 모함하여 순이와 늑대소년은 결국 헤어지게 되는데 


그 대목에서 힘이 센 군사병기를 만들기 위해 사람을 데려다가 실험을 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어쨌든 당국은 그것을 덮으려고만 들어요. 

참. 그렇죠


먼 훗날에 꽁꽁 숨겨둔 타임캡슐을 열듯 

할머니는 그 헛간 문을 열어요.

열까말까 고민도 하지만 꿈인지 생시인지 확인도 하지만 

정말 그는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녀는 47년 동안 어느새 아무렇지 않게 새로운 삶을 살고 있었는데 말이죠

착한 남자에 이어 레알 순정파 늑대소년으로 자리매김한 송중기씨 


흐아, 팬이 되지 않을 수 없는 영화네요.


마지막 눈이 온 날, 

그 시절 그 소녀가 읽어 달라고 했던 동화책의 눈사람을 만드는 늑대소년


하나도 늙지 않았는데 저 나름대로 생각해본 결과 

늑대소년이라서 한 500년은 살 거라며 ㅋㅋ


다시 돌아가서 늑대소년이랑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할 법도 한데 말이죠. 


어른들은 많은 걸 알게 되고 그로인해 겁이 많아지고 

아주 소중한 무언가를 찾았다 하더라도 그 '겁'이나 '현실'이라는 이유로 외면할 수 밖에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당분간 늑대소년에 대한 로망이 뭉게뭉게 


다들 연기도 잘 하시고 


다정하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 

>_<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