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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혼이 따수웠던 날들

향초

by 살랑상아님 2011. 5. 20.





몸 안 가득 향기를 머금고 
은은한 향을 풍기는 향초는
몸을 가까이 하지 않고는 그 향을 알아채기 어렵다.

가녀린 머리 끝에 불을 붙여
그 미끈한 몸의 일부가 
촛농이 되어 부드럽게 녹아 내리고 
찬란하게 빛나던 순간이 멎으면 
한 줄기 하얀 곡선을 그리며 
그 속에 품고 있던 짙은 향이 내게로 온다. 

꼿꼿하던 몸이 녹아내리고 
반짝이던 빛이 사그라들고 나서야 
향초가 품고 있던 그 짙은 향을 느낄 수가 있다. 
 

20110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