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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혼이 따수웠던 날들

[나누는학교] 개학식 : 한데 어우러져 나누어 먹는 비빔밥처럼(@20120901)

by 살랑상아님 2012. 10. 3.



갖가지 음식이 한데 어우러져 있는 비빔밥을 다 같이 나누어 먹는 나누는 학교 친구들 

일전에 친구의 남자친구 분께서 봉사활동을 다닌다는 말을 듣고 그렇구나, 하고 넘겨 들었었는데 


요즘 무슨 책을 읽을지 모르겠다는 저의 말에 친구가 건네 준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너하고 생각하는 거나 정치적인 성향이나 비슷할 거 같아."라면서 자신의 남자친구가 봉사활동 하는 곳에 계신 박노해 시인이라는 분의 시집이라는 소개와 함께 그 책을 건네 주었습니다. 

그게 1년 전 이야기네요.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기고 우선 한 일이 나눔문화의 회원이 되는 일이었어요.

그리고는 제가 할 수 있는 활동을 살펴보았고, 대학생 나눔문화는 대학생만 할 수 있나? 하다가 나누는 학교 봉사활동을 하고자 하였죠.

연초에 연락해봤으나 이미 마감이 되어 참여할 수가 없었어요.(후에 친구교사님과 이야기하다가 이걸 기억하고 계신 것을 알고 어쩐지 감동이었답니다.)


그리고는 어느날 집에 찾아온 초대장(정확히는 누군가가 개봉해서 내용물을 쏙 빼간 빈 봉투였지만요^^)을 보고 


라 카페 갤러리에 다녀왔고, 그곳에서 만나 뵌 연구원님께 다시 한 번 강조에 강조를 ㅋㅋ

그렇게 결국 저는 나누는 학교 친구 교사가 될 수 있었습니다! 짝짝짝!


그리고 두근두근 개학식 


구암초등학교는 저희 집에서 국사봉을 가로지르면 바로 나오더라구요! 씩씩하게 걸어 구암초등학교로 향한 저는 서먹서먹한 선생님들과의 첫만남에 이어 

버스에 올라타 아이들과 또다시 서먹서먹한 첫만남을 :) 

버스 중간 쯤에서 의자 아래에 기어들어가 장난을 치고 있던 쫑과 쓸을 만나게 됩니다.

처음엔 짖꿎게 새로온 친구교사를 놀리고 장난치던 요 아이들이 나중에는 이런저런 이야기도 함께 나누고 손을 잡아 끌며 텃밭 구경도 시켜주고 

"선생님! 저는 벌레가 제일 무서워요 ㅠㅠ" 라며 약한 모습을 보이는데, 그 순수함이 어찌나 사랑스럽던지요.

나이를 먹어가면서 약한 모습은 감추려 들고 처음 만나는 사람 앞에선 경계를 늦추지 않게 되더라구요. 

제 자신이 얼마나 순수하지 못한지 얼마나 이런저런 계산 속에 살고 있는지 그리고 내가 바라지 않던 어른의 모습이 되어가는 건 아닌지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잠자리도 구출해주고 

밤송이를 이렇게 잡으면 찔리지 않는다며 직접 보여주는 예쁜 친구 

데굴데굴 굴러다니는 도토리를 까서 도토리 묵을 만들거라며 부지런히 모으고 

벌들이 무섭다며 벌벌 떠는 아이들,

"얘들아! 우리가 더 덩치가 크잖아! 벌은 무서워서 그러는거야! 그러니까 우리가 가만히 있으면 벌도 곧 마음을 놓고 떠난단다!"


으아 신기해! 




태풍으로 쓰러진 옥수수들'ㅁT...


옥수수 종자 이야기 

유전자 변형 옥수수는 번식이 되지 않기 때문에 매번 종자를 새로 사서 심어야 한다고 해요.

그래서 나눔농부님들은 토종 옥수수 종자를 키워 우리 고유의 옥수수들을 지키고 계십니다. 그 종자를 나누기도 하고요! 





정성껏 땅을 일굽니다.

보통 일이 아닌데, 

<나무를 심는 사람>과 <내일이 아름다운 이유>에 나오는 뇌성마비 원숭이 시몽과 눈 먼 타조 비비가 생각나서 아 정말 가슴이 뭉클뭉클 

정말 정말 대단해! 

그리고 이 땅을 농사짓는 모든 농부님들도! 저도 그런 대단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참으로 먹은 복숭아+_+


배추심기도 배웠어요!

여담이지만 집에 전화해서 부모님께 전 배추도 잘 심고 무도 심었다고 귀농할 수 있다고 또 귀농의 꿈을 어필 ㅋㅋㅋ





꿀떡꿀떡 벌이랑 나눠먹은 맛있는 떡구이+_+

나누는 학교 3년 차 친구가 저에게 후배라며 제 이름도 외워주고 모기 물렸다고 모기약도 발라주고 이러재래 챙겨주더라구요.

초등학교 6학년인 그 친구를 보고 저밖에 몰랐던 제 자신을 반성.. 

상대방에 대해 관심을 갖고 바라보고 무엇을 필요로하는지 그리고 그 필요로하는 것을 챙겨주는 일

때로는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기도 했던 제가 어찌나 못나게 느껴지던지 

얻은게 많은 개학식, 정말 아름답고 소중한 9월의 첫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