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랑콜리아 (2012) 
Melanchol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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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독
- 라스 폰 트리에
- 출연
- 커스틴 던스트, 샬롯 갱스부르, 키퍼 서덜랜드, 샬롯 램플링, 존 허트
- 정보
- 미스터리, 판타지 | 덴마크, 스웨덴,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 135 분 | 2012-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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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보니 지난 번에 비버도 꼼미랑 보고 멜랑콜리아도 꼼미랑+_+
동시에 같은 날에 멜랑콜리아가 보고싶어지는 신기한 일이+_+
비버의 윌터 블랙은 의지가 있는 우울증이었지만
멜랑콜리아의 저스틴은 의지도 없고 어긋나버린 정말 답도 없는 우울증
보는 내가 다 답답해, 정신의 병은 70%는 자기 탓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저스틴의 엄마를 보면 엄마가 아이의 정서에 끼치는 지대한 영향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만듦.
결혼식을 망쳐버린 것에 대해선 그건 저스틴이 망치게 아니라.
불안정한 그녀에게 그녀의 어머니가 돌을 던졌기 때문이니
또한 그녀가 결혼식 도중 낯선 남자를 강간한 건 결혼식 날조차 성공을 위해 말단 직원을 부려먹는 사회에 대한 비소나 다름 없지 않을까 싶기도, 그래 다 이해한다.
왜 우울증에 걸렸는지, 왜 결혼식을 망쳐버렸는지
그건 그녀의 어머니를 보고 알 수 있었다.
저런 식으로 살다가 이혼해서 딸의 결혼식에 추파를 놓는 엄마가 또 한 명 늘어나는 일은 거부해도 나쁘지 않다며.. 너무 냉정한가ㅡ
정서적으로 안정을 줄 수 없는 사람이 가정을 꾸려서 안정을 되찾는 다면 다행이지만
되려 그 정서의 불안이 아이에게 남편에게 그 외의 모든 가족들에게 전해진다는 건 최악이다.
어쨌든, 왜 결혼식을 하는 건지는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
저스틴의 이야기는 이쯤에서 끝나고
클레어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녀는 그녀의 가정을 사랑한다. 그녀의 동생을 정성으로 돌본다.
가끔 미치도록 동생이 싫지만, 그건 가끔이다. 아주 기특하다.
사실 이 이야기는 멜랑콜리아라는 행성이 지구와 충돌하는 지구종말을 다룬 영화다.
지키고 싶고 지켜줘야 하고 잃고 싶지 않은 삶이 있는 클레어는 불안하고 두렵다.
이 모든 행복이 이 모든 소소한 삶이 한 순간에 무너질 그 때가 올까 두려워 견딜 수가 없다.
그녀의 듬직한 남편은 어디로 도망 갈 수도 없고 방법도 없는 이 상황을 애써 즐기는 척하며 그리고 괜찮은 척 하며 그녀의 아내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오로지 그의 가족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안간 힘을 다해 하루하루를 보낸다.
저스틴은?
극심한 우울증으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상태가 되어 그녀의 언니 집으로 온 저스틴은
종말이 다가 올 수록 태연자약해진다.
아주 꼴사납다.
태연하다 못해 지구에 종말이 다가옴을 즐기는 모습이다.
자신은 다 알고 있다고 그냥 알 수 있다고, 이 우주엔 우리 뿐이고, 다른 생명이라곤 없다고 단정한다.
오만하기 짝이 없다.
보통 그런 류의 개선의 의지도 없는 답도 없는 우울증에 빠진 이들은
자신이 격는 정신적인 고통이 너무도 극심한 것이라서 그 보다 더한 고통이나 두려움을 유희로 여기고 즐기는 척 한다.
내가 이정도도 견디고 살고 있는데 저 정도는 뭐, 라거나
나는 잃을 게 없으니 혹은 원래 혼자였으니- 이런 식의 생각으로 삶을 우습게 여기고
열심히 아둥바둥 살 길을 찾는 사람에게 비소를 날린다.
그 모든게 다 쓸데 없는 일이라고
사실 저스틴은 죽을 용기조차 없고 그럴 힘조차 없어 그저 무기력하게 산송장 노릇이나 해왔을 뿐이면서
그리고 멜랑콜리아로 말미암을 인류의 종말을 기회로 자신의 죽음을 합리화하려 들 뿐이면서
극한의 두려움과 고통 앞에서 제일 약해지는 건, 괜찮은 척 하는 사람이고
극한의 두려움과 고통 앞에서 제일 강해지는 건, 소중한 무언가를 잃고 싶지 않은 사람이고
극한의 두려움과 고통 앞에서 제일 어리석은 건, 자신이 혼자라고 느끼는 사람, 이지 않을 까 싶었다.
종말의 순간,
저스틴은 '그 쓸데없는 짓'을 자신의 조카를 위해, 언니를 위해 기꺼이 하고 만다.
사실은 소중하지만 미처 알아보지 못한게 있었잖아.
그러니까 누구도 혼자가 아니라고,
저스틴이 애마라고 착각하는 말이 항상 멈추어 나아가지 못하는 바로 그 작은 다리 앞을
그녀의 언니 또한 벗어나지 못하고 되돌아 오곤 한다.
나아가지 못하는 게 아니라 나아가지 않는 거다.
나아갈 의지가 없으며 좋아지고 싶다는 생각이 없는 거다.
어쩔 수 없는 거라며 합리화 하려고 해도 이미 말이 안 된다는 걸 알고 있지 않나
우울증이니까 난 어쩔 수 없어, 그건 자신이 정한 거다.
역시 모든 건 마음 먹기 나름
물론 사람마다 경우가 다르고 경험한 일들도 다르다.
사실 내가 제일 어리석은 것일 수도 있다.
그러니까 재수없으면 앞으로 나아가라고 - 저스틴
문득 생각났는데 클레어가 멜랑콜리아-죽음 이라고 검색한 부분
정말 사람은 보고싶은 것만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