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214 낯모를 이들이 저를 밝힙니다. 20110613 제게 선의를 베풀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이유없이 웃어주신 분들과 다정하게 말을 건네 주시거나 먹을 것을 손에 쥐어주셨었죠. 언젠가 지하철에서 말없이 찹살과자를 주신 분께 감사한 마음과 죄송한 마음 전합니다. 친구들이 위험하다며 먹지말라는 말에 그 성의를 의심하고 먹지 않았습니다. 살면서 우리는 몇번이나 스쳐지나게 될까요. 마주쳐도 알아볼 재간이 없는 저는 그 순간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헛되이 바라는 것이 많아 타인과의 만남에도 덧셈뺄셈나눗셈곱셈을 하는 사람들 탓에 머리가 아픕니다. 그때 당신은 마주쳐도 기억못할 절 향해 후덕한 웃음과 다정한 말 한마디를 건네 주셨습니다. 이유도 없고 본적도 없는 사람을 위한 선의, 단지 그 사람의 그 순간을 돕기위해 단지 손을 뻗는 .. 2011. 6. 23. 손 손- 어느날 동생이 손에 주름이 생겼다고 놀렸다, 그날부터 열심히 핸드크림을 바르고 다니면서 주름이 심해질까 노심초사했다. 그런데 문득 구릿빛으로 타버린 내 피부가 나를 보여주듯 손도 그렇지 않을까 옛말에도 손에는 그 사람의 삶이 나타난다고 하지 않던가, 내 손은 부끄럽다. 멋지고 강한 손이 갖고 싶다. 2011. 6. 15. 파란 눈물 엄마, 아침에 일어났더니 하늘이 파랗더라구요, 어쩐지 눈물이 났어요, 엄마도 그런 적 있으세요? 하늘이 파란색이니까 제 눈물도 파란색이었겠죠? 눈물이 볼에 흘렀다고 제 피부색과 같은 구릿빛이었을거라곤 생각하지 않아요, 누구도 그 눈물을 보진 못했으니까 2011. 6. 10. 앵두나무 앵두나무1 쭉 뻗은 팔이 아파 담벼락에 기댄 나뭇가지 아이코 잘못 골랐다. 꼬맹이들이 연신 잡아당기고 사람들 손에 꺾여도 이듬해엔 어김없이 담벼락에 더 많은 앵두를 품고 우릴 기다려줬다. 앵두나무2 앵두나무가 있었다. 큰아버지댁 담벼락엔 커다란 앵두나무가 있었다. 하이얀 앵두꽃이 필 무렵부터 오며가며 앵두를 기다렸다. 때가 되어 새파란 열매가 아직 익지도 않았는데 그 앵두가 그리워 서성였다. 마침내 새파랗던 앵두가 발그레 볼을 붉히면 아빠, 엄마, 큰아버지, 큰어머니, 상란이, 상웅이오빠, 소리, 상윤이 다들 앵두나무 아래 모여 어른들은 손이 닿는 나뭇가지 하나를 붙잡고 흔들흔들 용감한 오빠들은 담벼락에 올라 나뭇가지를 잡고 흔들흔들 키가 작은 우리들은 고새를 못참고 벌써 땅바닥에 내려와 데굴데굴 앵두를.. 2011. 6. 8. 이전 1 ··· 37 38 39 40 41 42 43 ··· 5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