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 소스>
20070507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초등하교 6학년 때 읽은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에 나오는 구절
그 당시 나는 절대 깰 수 없을 것만 같은 껍데기 속에 갇혀 있었고
그 껍데기는 사실 인식의 껍데기. 사고의 장막으로 뒤덮여 고착된 껍데기 속에서
늘 같은 생각 속을 맴돌며(찰스 유의 타임루프처럼)
자신을 힘들게 했고 지켜보는 이들을 힘들게 했다.
누구도 대신 깨뜨려 줄 수 없는
깨뜨려 준다고 해도 밖으로 나와 스스로 생존할 힘조차 없는 상태에서
데미안의 이 구절은 나에게 "현실"이라는 세계로 나올 수 있는 하나의 열쇠가 되어줬다.
그리고 그 열쇠는 지금도 의식 안에 잘 간직한 채로
나의 삶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헤르만 헤세의 다른 작품들 역시 법정스님 다음으로 내게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